붕어 |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75) 대물낚시는 누가 언제부터 & 大物과 大魚 용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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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귀섭 작성일24-02-28 12:24 조회476회 댓글0건본문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75)
FTV 제작위원, (주)아피스 홍보이사
방송: FTV 붕어낚시 프로그램 진행(2002~현재)
연재: 낚시잡지 연재(1998~현재, 낚시춘추, 월간 붕어낚시, 월간낚시21)
저서: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질문
질문1: 대물낚시 시조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붕어 대물낚시는 누가 언제부터 했을까요?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문자로 이런 질문을 드려도 실례가 아닌지 염려하면서 여쭙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 주변에서 자기가 대물낚시의 원조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이가 60대 초반이니 선생님보다 젊은 사람입니다. 그 사람 말로는 선생님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하면서, 지금의 참붕어 대물낚시도 자기가 2003년도에 우연히 경험하고 나서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보급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낚시터에서 만난 나이 지긋하신 다른 어르신은 우리나라 대물낚시는 평산 송귀섭 선생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했습니다.
선생님. 사실은 저도 선생님 방송을 보면서 대물낚시에 입문한 사람입니다.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그리고 차제에 우리나라 붕어 대물낚시의 역사를 좀 자세히 알고 싶어 문자 드립니다.
질문2: 대물과 대어 중 어느 용어가 맞는지요?
저는 그냥 저수지에서 낚싯대 드리우고 찌의 움직임에 붕애 얼굴을 봐가면서 즐기는 낚시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나간 선생님 방송을 유튜브에서 보고 대물낚시에 입문하여 점차
빠져들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용어에 혼동이 생겨서 찾아보니 주로 대물낚시라고 하는데, 일부에서는 대어낚시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무슨 물고기가 대물이냐? 대어가 맞지.’ 하는 사람과 우김질도 했습니다.
선생님 글에서도 오래전에는 주로 대어낚시라고 하다가 근래에는 대물낚시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느 용어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용어 선택일까요?
질문자: 김용후 2024.01.10. 문자메시지 질문
유사내용 질문: 대물초보 외 13명(질문 집계기간 2002~2024년, 팬카페+블로그+SNS)
답변
질문1의 답변: 붕어 대물낚시는 언제부터 누가 했을까?
우리가 즐기는 낚시 분야에는 비교적 기록이 많지 않아서 각자가 자기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채비나 기법 등 낚시 이론에 관해서도 그렇고 낚시 문화나 역사적인 사실에서도 그렇지요. 특히 이것은 내가 최초다. 혹은 내가 연구 발전시킨 것이다. 하는 것이 많아 일일이 찾아서 나열하기도 어렵습니다. 오늘 질문한 내용도 그중 논란이 많은 한 부분이네요.
일단 결론을 말하자면 저를 포함하여 현시대에 이 세상에 생존하고 있는 사람 중에 누군가가 ‘내가 붕어 대물낚시의 원조다.’라고 말했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100세가 넘은 사람이라도 그렇습니다. 즉 평산 송귀섭이 최초도 아니고, 질문하신 그 사람도 최초가 아닙니다.
자. 그렇다면 대물낚시가 언제부터 이루어져 왔는가를 한 번 알아보지요.
1930년대에도 이미 대물낚시는 했었다.
우리나라 낚시 관련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볼 수가 있으나 필자가 수집하여 보유하고 있는 자료 중에서 대물낚시와 관련한 내용은 가장 오래된 기록이 1939년 8월 계용묵 선생이 쓴 글 <낚시질 讀本>입니다. 계용묵 선생은 이 글에서 보편적인 미끼는 지렁이이나 월척 미끼로는 새우미끼가 좋다고 쓰고 있습니다. 또한 옥수수미끼를 사용하면 잡어를 극복하면서 씨알 선별을 할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대물낚시용 미끼 사용과 다를 바가 없지요. 즉 당시는 1930년대 임에도 새우, 옥수수 등 대물낚시 미끼에 관하여 이미 오늘날과 다르지 않게 사용했다는 것이지요.
또한 대물낚시 포인트를 설명하면서 큰 물고기를 낚으려면 깊은 물에서 낚시를 해야 좋다고 한 것이 있는데, 이는 오늘날 우리가 구사하는 낮은 수심의 대물낚시 포인트와는 다른 것이지요. 이는 당시에 포인트 선정 요령이 달랐다기보다는 계용묵 선생이 사용하는 낚싯대의 길이를 11자(즉 3.3m) 대가 가장 적합하다고 쓴 것으로 보아서 깊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의 2.0칸 즉 3.6m 길이 이내의 짧은 대로 연안 가까운 곳을 공략하는 낚시였으니 요즈음의 수심 깊은 직벽 지대 갓낚시 개념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요즈음에도 2.0칸 이내의 짧은 대만을 가지고 수심이 낮은 곳에서 대물낚시를 구사하기는 쉽지 않지요.
* 계용묵 선생은 1935년에 발표한 <백치아다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가이며, 일본 유학도 하였고, 조선일보 기자도 하였으나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글 쓰는 일에 심취하면서부터 낚시를 즐겼던 것으로 생각되며, 1939년 8월 월간지 <朝光>에 낚시관련 글 <낚시질 讀本>을 발표했는데, 여기에서 보면 채비와 미끼, 포인트 설명은 물론 큰 물고기를 골라서 낚는 요즈음의 대물낚시 기법까지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대물낚시는 낚시춘추에 그 기록이 많이 있다.
현대에 들어서 붕어 대물낚시에 관해 채비와 기법을 정리해서 기록이 된 것은 1970년대에 한형주 박사가 쓴 <한형주의 붕어낚시> 등 붕어낚시 이론서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형주 박사가 쓴 글들을 살펴보면 큰 물고기는 하나같이 <大魚> 혹은 <큰 붕어>라고 표현하면서 <물같이 바람같이> 47쪽에는 ‘대어 일등에 입상’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대어낚시 대회를 통한 시상에 관한 글입니다. 또한 <한형주의 붕어낚시> 234쪽에서는 ‘새우미끼를 사용하면 큰 붕어를 낚을 수가 있다.’라고 하여 대물낚시 미끼 사용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970년대부터 1980년대, 1990년대를 망라하여 낚시춘추에는 대물낚시에 관한 기사가 종종 실리고 있습니다. 즉 낚시춘추의 기록만 보더라도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대물낚시는 꾸준히 구사되었다는 얘깁니다.
* 한형주 박사(1928~2018)는 서울대 의대 교수 생활을 하면서도 1971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낚시잡지인 낚시춘추를 창간 발행한 낚시계의 원로로서 낚시 관련 서적만도 <한형주의 붕어낚시(1978), 八字섬의 메뚜기(1978), 사랑과 미움의 세월(1988), 물같이 바람같이(1997)> 등 다수를 썼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낚시 관련 용어 순화 작업을 위한 <낚시펜클럽>을 결성하여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 부분적으로 즐기던 이러한 대물낚시가 대중화가 된 것은 1990년대 말경부터입니다. 이때에는 윤기한 선생과 필자가 낚시잡지에 대물낚시에 관련한 글을 썼었고, 차종환 선생이 전국적인 대물낚시 실사팀을 운영하면서 실전 대물낚시를 구사하기 시작한 때입니다. 특히 2001년 3월에 발간한 윤기한 선생의 저서 <새우 대물낚시> 책과 2002년 12월에 발간한 차종한 선생의 <실전 대물낚시> 책 등이 대물낚시 이론에 목마른 낚시인들의 좋은 길잡이가 되었었고, 2007년 6월에 발간한 서찬수, 허만갑 공저의 <월척 쉽게 낚는 책>이 이미 붐이 조성된 대물낚시에 갓낚시 개념을 담은 이론서로 나왔으며, 필자는 2007년 10월에 <붕어낚시 첫걸음> 그리고 2011년 3월에 <붕어 대물낚시>, 2015년에 <붕어학개론> 등의 이론서를 발행하여 대물낚시 이론에 참고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대물낚시가 지금과 같은 붐을 이루는 데는 낚시방송의 힘이 컸는데, 방송으로는 2002년 7월에 첫 방송이 송출되었던 한국낚시채널 FTV의 대물낚시 전문프로그램 <붕어낚시 월척특급>이 우리나라 대물낚시의 획기적인 붐을 가져왔지요. 이 프로그램은 필자가 첫 시작을 하고, 나중에는 이창수 선생과 더블 진행을 하다가 이어서 서찬수, 김태우, 나광진 등 많은 후배들이 대를 이어가면서 진행을 했고, 현재까지도 케이블TV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필자의 붕어낚시 이론서 3권>
자. 이제 질문에 있는 내용을 다시 들여다보고 정리를 해 보지요.
위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누구인가가 ‘내가 대물낚시 최초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그뿐만 아니라 특정 미끼 즉 새우나 참붕어 혹은 옥수수를 이용한 대물낚시는 내가 처음이다.라고 하는 것 또한 몰라서 그렇거나 거짓을 말하는 것입니다. 필자도 오늘날의 대물낚시가 붐을 이루고 발전하는 데 기여는 하였으나 최초는 아닙니다.
질문2의 답변: 대물낚시와 대어낚시 용어 중 맞는 것은?
낚시인들에게 보편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大物>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일부에서는 마치 <大物>이라는 용어의 의미보다는 <大魚>라는 용어의 의미가 하위의 개념인 것처럼 풀이하고 있습니다. 즉 <大物>은 35cm 이상(어느 사이트는 40cm 이상)을 대물로 정의하고, <大魚>는 월척 이상 혹은 그냥 큰 붕어의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지요. 그러나 그를 설명하는 관련 근거나 논리적인 설명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그냥 대물(대어)낚시를 하는 사람의 우월감을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고, 35cm 이상이 대물이라고 정의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물낚시 기법이 발전하면서 월척급 정도의 붕어는 흔하게 낚으니까 그렇게 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대물(대어)낚시라고 하는 보편적인 의미는 월척 즉 30.3cm 이상의 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낚시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大物낚시라는 표현이 맞는가 아니면 大魚낚시라고 해야 하는가? 이 부분에서 언어학적 측면을 따지는 것은 한글학회 등 전문 학자들 몫으로 하기로 하고, 필자는 지금까지 필자가 수집하고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낚시전문가 입장에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辭典的 의미의 大物과 大魚 그리고 옛 조상들의 표현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그 나라 말 사전에 그 의미와 용처를 정해놓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낱말은 우리말 사전(한글 사전, 한국어 사전)에 그 의미와 용처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제 <大物>과 <大魚>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1) 대물(大物) : (명사) 큰 물건
2) 대어(大魚) : (명사) 큰 물고기
어학사전에서 이 두 낱말은 아주 명쾌하고도 단순하게 <큰 물건>과 <큰 물고기>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물낚시>와 <대어낚시>라고 하는 표현의 사전적 의미는 어떻게 될까요?
1) 대물낚시: 큰 물고기만을 낚는 낚시 [한국어 사전]
2) 대어낚시: big-game fishing [영어사전]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물낚시>라는 단어는 한국어 사전에 명기가 되어있으나 <대어낚시>라는 단어는 한국어 사전에는 없고, 영어사전에 큰 물고기를 낚는 낚시라는 의미로 되어있습니다.
그렇다면 옛 우리의 조상들은 큰 물고기를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혹시 우리 조상들도 큰 물고기를 <大物>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까요? 다음은 한국고전번역원의 한국문집총간 700여 집과 고전번역서 170여 집을 대상으로 살펴본 내용입니다. (이 부분은 한학자이며 낚시역사 연구가인 이하상 박사가 분석한 내용을 참고하였습니다.)
우선은 <大物>이란 용어는 한국문집총간에 75건, 고전번역서에 3건 등 총 78건이 나타났습니다. 주로 큰 물건의 의미로 쓰였지요. 큰 물고기에 대해서는 주로 <大魚>로 표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물이란 용어의 용처 중에서도 큰 물고기를 나타내는 표현을 1건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즉 우리 조상들은 큰 물고기를 대물보다는 대어로 주로 표현했던 것이고, 드물게 <大物>로 표현한 경우도 있었다고 유추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번에는 近 現代의 물고기 크기에 대한 표현을 알아보겠습니다.
근현대의 물고기 크기에 대한 표현은 우리나라 낚시계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낚시계 원로들이 어떻게 표현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복잡한 정리를 대신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원로들은 근현대 시기에 낚시를 취미로 하면서 낚시 관련 글을 많이 남긴 분들로 그분들의 글에 나오는 표현을 참고로 한 것입니다.
계용묵 선생 (1904~1961)의 낚시질 讀本
소설가이자 낚시인인 계용묵 선생의 글 <낚시질 독본>에서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에 대한 표현을 찾아보았습니다. 계용묵 선생은 재미있게도 큰 물고기는 <큰놈> 작은 물고기는 <작은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신문에 쓴 글인데도 큰놈, 작은놈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아서 이 언어가 요즈음처럼 저속한 표현이라고 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것 같네요.
아무튼 계용묵 선생이 <큰놈>, <작은놈>이라고 표현한 것은 우리 언어 중에서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공통으로 크고, 작고를 표현할 때 사용하던 형식이며, 구태여 그 의미를 풀어 본다면 큰아들, 작은아들의 표현이나 큰 도끼, 작은 도끼의 표현에서 보는 것처럼 <큰 물고기>, <작은 물고기>의 의미를 갖습니다. 큰 물고기를 낚아 들고 ‘큰 물건(大物) 한 마리 낚았다.’라고 표현하던 시대가 이때지요.
예춘호(1927~2020) 선생의 글
예춘호 선생은 3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가 겸 학자로, 청년기부터 낚시에 심취하여 붕어낚시뿐만 아니라 바다낚시도 달인 경지를 이루고, 우리나라 루어낚시, 은어낚시 분야에 선구자 역할을 하였으며, 한형주 박사 등 조우들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낚시춘추에 낚시 기법 및 수필 연재 등 다수의 글을 썼고, 나중에는 이 글들을 묶어서 <바람을 잡고 고기를 낚고(1996), 낚시하는 마음(1996), 사계절 낚시 풍경(2006), 바보들의 낚시예찬(2006)> 등의 책을 낸 낚시전문가였습니다.
특히 필자가 인사드리러 댁으로 찾아가서 환담을 나눌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청하여 붕어낚시를 배우고자 간청하여 동행했는데, 결국 김 전 대통령의 낚시질에 자신이 통째로 낚이고 말았다는 재미있는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었습니다. (나중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을 같이한 죄로 내란음모 사건의 세력으로 몰려서 20년 형을 받았다가 1987년도에 사면될 때까지 옥고를 치렀지요.)
이러한 예춘호 선생의 글 중에서 큰 물고기에 대한 표현을 살펴보면, <큰 물고기>나 <大魚>로 표현을 해 오다가 2000년대 중반경부터는 <大物>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흔적이 보입니다. (예:바보들의 낚시예찬 18쪽, 큰 물고기(大物)를 낚겠다는... 등)
이는 2000년대 들어서 낚시관련 방송이나 글 등에서 <大物>이라는 용어를 보편화하여 사용하고 있으므로 자신이 쓴 글에서도 그렇게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혹 우리와 유사한 정서로 낚시를 하는 다른 나라 일본의 큰 물고기에 대한 용어 사용은 어떨까요?
일본에서도 大物=큰 물건, 大魚=큰 물고기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다만 일본인 정서의 특징으로 대물이란 용어는 크다는 것의 포괄적 의미를 갖는데, 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을 비롯한 생물에게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지요. 그러므로 낚시를 하여 큰 물고기를 낚으면 <大物>을 낚았다고 하는 것이 일본식 정서로는 통용되는 것입니다. 특히 일본 언어 정서상 大物(오오모노)은 단순히 크다는 의미보다는 <아주 크다>는 강조의 의미가 강합니다. 따라서 월척을 능가하는 큰 물고기를 낚으면 자랑삼아서 <오오모노!>하고 소리치지요.
결언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큰 물고기에 대해 기록을 중심으로 한 표현은 <大物>보다는 <大魚>라고 하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물낚시>라는 단어가 한국어 사전에 이미 등록된 낱말이고, 대물낚시의 대상이 큰 붕어 즉 대물 붕어이니 우리가 큰 붕어를 <大物>이라고 하고 큰 붕어를 낚는 낚시를 <대물낚시>라고 하는 것 또한 타당하고 봅니다. 대물낚시와 대어낚시를 같은 의미로 사용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질문에서 제가 대어낚시라고만 하다가 어느 때부터 대물낚시라고 한다고 했는데, 맞습니다. 그것은 지난 2011년부터일 것입니다.
필자는 저서 ‘붕어 대물낚시’를 발행하기 전까지는 <대어낚시>라고 해야 한다고 칼럼을 쓰고 글이나 방송을 통해서도 그렇게 강조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붕어 대물낚시’ (2011년 3월 발행) 책을 내면서는 제목부터 ‘대물낚시’라고 썼지요. 그것은 책을 내기 위해서 <대물낚시> 용어에 대해 한글학회에 문의 결과 이미 2010년도에 새로운 용어로 선정하여 한국어 사전에 <대물낚시: 명사, 큰 물고기만을 낚는 낚시>로 공식 등재를 했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큰 물고기를 대상으로 한 낚시 분야’를 일컬어서는 민물, 바다, 계류 등 각 분야에 무관하게 한글학회가 정하여 국어사전에 등재한 용어인 <대물낚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여 그 후 대물낚시라는 표현을 계속해서 사용한 것이고요.
그리고 낚시로 낚아 올린 큰 물고기를 표현할 때는 기왕에 사전적 언어가 된 <대물낚시>라고 하는 분야의 조과 물에 대한 용어로써의 <큰 붕어 = 대물>이 일맥상통할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대물낚시 전성시대에 우리 낚시인이 주로 사용하는 사전적인 용어임에 부응하여 <대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물낚시에서 4짜 급과 월척 붕어만을 골라 낚은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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